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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갈등은 피하지 않는다. 다만 불필요한 불편은 만들지 않는다
사람을 미리 단정하는 대신 역할과 기대를 미리 정리한다. 작은 대화를 미루지 않아 더 큰 오해를 줄이는 방법.

DEEP WITHIN.SOFTWARE
PEOPLE
A BRIGHTER TOMORROW.
“그 사람이 그렇게 할 줄 네가 어떻게 알아?” 저는 이런 말을 종종 듣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정확하게 예측하겠습니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과 오래 지내면서 이상하게 반복되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대로 두면 아마 이렇게 행동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실제로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작은 불편을 미루면 더 큰 갈등이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고 시작하면 나중에는 서로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 번 호의로 일을 대신해주면 다음에는 그것이 자연스럽게 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계속 양보하고 있는데 아무도 그것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그 사람은 더 이상 양보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문제입니다. 그래서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말하면 오히려 분위기만 불편해질 것 같습니다.
그럴 때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맞습니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생기고 난 뒤에는 이미 서로에게 감정이 생겨 있기 때문입니다.
예상보다 중요한 것은 상황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물론 예상은 틀릴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은 아마 이렇게 할 거야.” 라는 생각만으로 사람을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미리 정리하는 것입니다. “저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야.” 라고 결론 내리는 대신, “이 상태로 두면 서로 다르게 이해할 수 있으니 지금 기준을 정해두자.”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의심해서 방어하는 것과 갈등이 생길 수 있는 구조를 미리 없애는 것은 다릅니다.
저는 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상황에서도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이야기하면 괜히 사람을 의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때 오히려 나중에 더 큰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이런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될 줄 어떻게 알았어?” 당연히 모릅니다. 저도 확신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렇게 될 수 있는 흐름이 보였던 것입니다.
사람의 행동을 맞힌 것이 아니라,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지를 예상한 것입니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구조를 정리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순간부터 문제가 생긴 뒤 잘 해결하는 것만큼 문제가 생기기 전에 구조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역할이 애매하면 미리 정합니다. 기대하는 것이 다르면 미리 이야기합니다. 계속 양보해야 하는 구조라면 처음부터 선을 정합니다. 지금은 별일 아닌 것처럼 보여도 나중에 문제가 될 것 같다면 한 번쯤 꺼내봅니다. 당장은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작은 불편을 피하려다가 나중에 훨씬 큰 갈등을 만드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필요한 갈등은 일찍 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저는 갈등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필요한 갈등은 일찍 하는 편이 낫습니다. 해야 할 말을 미루지 않고,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면 확인하고, 지켜야 할 기준이 있다면 처음부터 이야기합니다. 지금 조금 불편해지는 것이 싫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항상 배려는 아닙니다. 때로는 지금의 작은 불편이 미래의 훨씬 큰 불편을 막아줍니다. 그렇다고 모든 가능성을 의심하며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행동을 전부 예측할 수도 없고, 예측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사람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보았던 흐름을 애써 모른 척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대로 두면 오해가 생길 것 같다면 확인하고, 역할이 섞일 것 같다면 구분하고, 계속 양보하게 될 것 같다면 기준을 세우고, 나중에 서로 책임을 미룰 것 같다면 지금 기록합니다. 사람을 바꾸려 하기보다 갈등이 생기기 쉬운 상황을 먼저 바꾸는 것입니다.
필요한 갈등과 불필요한 불편을 구분합니다
사람들과 지내면서 모든 갈등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피하지 않아야 하는 갈등도 있습니다. 다만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문제를 굳이 끝까지 방치한 뒤, “그렇게 될 줄 어떻게 알았어?” 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알 수 없다는 것과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은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필요한 갈등은 피하지 않는다.
지금 이야기해야 할 것은 지금 이야기합니다. 다만 불필요한 불편은 만들지 않는다. 사람을 미리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정리합니다. 결국 제가 미리 방어하고 싶은 것은 사람이 아니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도 모릅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답이 아니라, 내 생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책과 기록은 이미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묻게 한다. 수많은 목소리 속에서 내 생각을 잃지 않기 위해 읽는다는 것.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질문은 멈춥니다
같은 질문에도 경험과 관점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온다.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질문을 멈추지 않으려는 이유.

직관은 경험이 압축된 결과입니다
빠른 판단 뒤에는 경험과 학습이 쌓여 있다. 직관을 결론이 아닌 확인할 신호로 받아들이고, 근거로 교정하는 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