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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은 다 했어”보다 “우리 일은 잘되고 있나”

역할은 경계를 긋는 벽보다 책임의 약속에 가깝다. 내 몫의 완료를 넘어 공동의 결과를 살펴보는 팀원의 자세.

HIGH ABOVE.
DEEP WITHIN.
SOFTWARE
PEOPLE
A BRIGHTER TOMORROW.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된다”는 말을 참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정말 ‘자기 일’이라는 것이 딱 정해져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기획은 기획하는 사람의 일이고, 디자인은 디자인하는 사람의 일이고, 준비는 준비하는 사람의 일이라고 선을 그을 수 있다면 참 편할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할을 나눈다는 것은 어쩌면 서로에게 일을 외주 맡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부분은 네 일이니까 네가 알아서 해줘.” 그리고 내가 맡은 부분만 제대로 끝내면 내 책임도 끝납니다. 실제로 외주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결과물을 계약했고, 약속한 결과물을 받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렇게 일하는 것이 맞을까요?

역할을 나눈 이유는 일을 완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동아리에서 행사를 준비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한 사람은 장소를 알아보고, 한 사람은 사람을 모집하고, 한 사람은 홍보물을 만듭니다. 분명 각자 맡은 일은 있습니다. 그런데 장소를 알아보던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만났습니다. 행사 날짜가 다가오는데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때 우리는 말할 수 있습니다. “그건 네가 맡은 일이잖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 이상합니다. 우리가 역할을 나눈 이유는 각자의 일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하려는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였기 때문입니다.

역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역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사람이 많으니 일을 나누었고, 더 잘하기 위해 각자의 책임을 정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역할이 너무 중요해지면 목적과 수단이 뒤집힙니다.

행사는 실패했는데 나는 맡은 일을 했고, 프로젝트는 늦어졌는데 내 일정은 지켰고, 누군가는 혼자 일을 붙잡고 있는데 나는 내 몫을 끝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각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전체는 잘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 일’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내 일은 내가 맡은 일이 아니라, 우리가 하려는 일이 잘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모든 일을 대신해 주자는 뜻은 아닙니다. 누군가의 일을 계속 대신하면 역할을 나눈 의미가 없어지고, 책임을 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계도 사라집니다. 도와주는 사람이 계속 손해를 보는 조직도 오래갈 수 없습니다.

역할은 벽이 아니라 책임의 약속입니다

그래서 역할은 필요합니다. 다만 역할을 벽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가 내 일이야”라고 선을 긋기 위한 역할이 아니라, “나는 여기까지 책임질게”라고 약속하기 위한 역할이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들이 모여 우리가 하려는 일이 완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일이 아니라 우리 일이 잘되고 있는지를 봅니다

회사도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일을 외주 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각자 맡은 일은 다르지만, 결국 같은 일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내 일이 아닌 것을 살펴보고, 누군가 막혀 있다면 한 번 물어보고, 필요하다면 잠시 자신의 경계를 넘어갈 수도 있었으면 합니다. “내 일은 다 했어.” 그 말에서 끝나는 조직보다, “우리 일은 잘되고 있나?” 한 번 더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 곳. 저는 그런 곳에서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답이 아니라, 내 생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책과 기록은 이미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묻게 한다. 수많은 목소리 속에서 내 생각을 잃지 않기 위해 읽는다는 것.

양승민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질문은 멈춥니다

같은 질문에도 경험과 관점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온다.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질문을 멈추지 않으려는 이유.

양승민

직관은 경험이 압축된 결과입니다

빠른 판단 뒤에는 경험과 학습이 쌓여 있다. 직관을 결론이 아닌 확인할 신호로 받아들이고, 근거로 교정하는 태도.

양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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