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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준을 높이고 싶다면, 동료의 수준부터 높여야 합니다
지식을 나누면 나의 전제를 질문해줄 동료가 생긴다. 함께 더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나의 성장으로 돌아오는 이유.

DEEP WITHIN.SOFTWARE
PEOPLE
A BRIGHTER TOMORROW.
AI가 발전하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고, 내가 만든 설계를 검토해달라고 할 수도 있고, 코드를 작성하고 문제점을 찾아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좋은 동료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 아닐까? 저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AI를 많이 사용할수록 좋은 동료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낍니다. AI에게 내가 만든 것을 보여주면 꽤 그럴듯한 답변을 해줍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의견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설계했는데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보면 장점을 찾아줍니다. 반대로, “이 설계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라고 물어보면 이번에는 문제점을 찾아줍니다. 물론 프롬프트를 잘 작성하고 여러 모델에게 교차 검증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델마다 의견이 다르고,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답이 달라집니다. 결국 마지막 판단은 다시 나에게 돌아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틀렸는지를 판단해야 하는 사람도 결국 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혼자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되는 순간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이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업무가 전문화될수록 각자가 담당하는 영역은 깊어집니다. 내가 어떤 분야를 오랫동안 담당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부분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내가 됩니다.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만든 설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방법을 생각했는데 정말 좋은 방법인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누군가와 토론하고 싶은데 그 내용을 처음부터 설명하려면 너무 많은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결국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고, 스스로 검증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일을 잘하고 있어도 계속 의구심이 남습니다. “이게 정말 최선인가?”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동료는 서로의 수준을 높여줍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조직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는 것만큼이나 서로의 수준을 높여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동료는 내 일을 대신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놓친 것을 질문해주는 사람입니다. “왜 이렇게 했어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이 전제가 정말 맞나요?” 때로는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가 몇 주 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주고받으려면 상대도 어느 정도 같은 높이까지 올라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식을 혼자 가지고 있는 것이 항상 나에게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동료에게 알려주고, 동료가 알고 있는 것을 내가 배우고, 서로가 비슷한 수준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장은 내가 설명해야 하니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료의 수준이 높아지면 언젠가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그 사람이 보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지식 공유는 일방적인 도움이 아니라 서로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일이 됩니다.
AI가 발전해도 좋은 동료는 필요합니다
AI는 이 과정을 훨씬 빠르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 사람이 새로운 분야를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AI를 이용해 필요한 배경지식을 빠르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동료가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AI 덕분에 서로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오는 비용이 낮아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AI 시대의 경쟁력이 단순히 “혼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가”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혼자서 열 명의 일을 하는 사람도 강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지식을 주변에 전달하고, 주변 사람의 수준을 높여서 함께 더 어려운 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은 조직 전체를 강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는 사람은 어쩌면 지식을 나눠준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나와 같은 문제를 깊게 고민해줄 사람이 한 명 더 생기기 때문입니다. 내 수준을 높이고 싶다면, 때로는 먼저 동료의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답이 아니라, 내 생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책과 기록은 이미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묻게 한다. 수많은 목소리 속에서 내 생각을 잃지 않기 위해 읽는다는 것.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질문은 멈춥니다
같은 질문에도 경험과 관점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온다.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질문을 멈추지 않으려는 이유.

직관은 경험이 압축된 결과입니다
빠른 판단 뒤에는 경험과 학습이 쌓여 있다. 직관을 결론이 아닌 확인할 신호로 받아들이고, 근거로 교정하는 태도.
